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정신적 과제는 어떤 것인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가치 의식은 어떤 것이어야 하겠는가.
우선 우리와 경쟁 상대가 되는 서구 국가들은 어떤 전통적 가치를 갖고 있는가,
우리 옆의 일본이나 중국과는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으며 그런 전통은
우리에게 어떤 암시와 요청을 해 오고 있는가.
우리가 더불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유럽의 선진 국가들과 그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미국은 그 정신적 원천을 그리스의 정신과 기독교의 종교 사상에
두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리스의 철학과 히브리인의 종교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서구 사회와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기독교를 제외한
헤브라이즘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화된 기독교 정신인 것이다.
그들의 고대 정신을 이끌어 온 것은 그리스의 정신이었으나 중세기에 이르러서는
기독교 사상이 그 중심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르네상스를 겪으면서는 이 두 가지 큰 정신적 유산이 오늘의 서구 전통을
형성하는 주류가 되었다. 르네상스와 근대사회를 낳아 준 것은 기독교였으나
그 아버지에 해당하는 것은 그리스 사상이었다.
쇼펜하우어 같은 칠학자는 그리스 정의의 사상과 기독교 사랑의 정신이 합쳐져
근대 서구 사회가 완전한 부모를 갖춘 셈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이다.
- 김형석 저,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