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기운이 다 빠져버리기 전에는 신뢰 속에 자신을 맡기지 못한다.
- 롭 리먼(Rob Lehman)
홍수를 당한 남자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 집에서 나오라는 말을 듣자,
그는 신이 구해줄 것이라며 조용히 거절했다.
물은 빠르게 거리로 몰려들어 집의 기초 부분까지 차 올랐다.
거리에 물이 차자 구조팀이 고무뗏목을 타고 와서 그를 불러냈다.
이번에도 그는 신이 구해 줄 것이라며 거절했다.
물은 더욱 거세게 몰아쳐 그의 집 창문까지 뚫고 들어왔다.
그는 지붕으로 피신했다.
헬리콥터가 왔지만 그는 여전히 신이 구해줄 것이라며 거절했다.
예상대로 홍수가 났고, 그는 물에 빠져 죽었다.
저승으로 간 그는 화가 나서 신에게 따져 물었다.
"왜 저를 구해주시지 않은 거죠?
끝까지 믿음을 놓지 않았는데?"
그러자 신이 당혹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구해주려고 했느니라. 하지만 불러내고,
뗏목에 헬리콥터까지 보내도 넌 듣지 않았어.”
사랑처럼 신도 보이지 않는 모든 것 속에서 작용한다.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낼 때는 세상의 일들 속에서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 ‘마크 네포’ 저,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 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