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와 붉은 여왕은 숨을 헐떡이며 달렸다.
앨리스가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달리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요."
그러자 붉은 여왕이 호통을 쳤다.
"이런 느림보 같으니. 여기서는 이렇게 달려야 겨우 제자리야.
어딘 가에 닿으려면 2배는 더 열심히 달려야 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거기서는 앨리스와 붉은 여왕도 달리지만 주위의 사물도 함께 달리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달려도 그 자리만 맴돌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면 이상한 나라가 오히려 정상이다.
우리는 모두 달린다고 달리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그 자리에서 맴돌거나
아니면 뒤처지기 일쑤다.
나도 달리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 열심히 달리기 때문이다.
영양과 얼룩말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초원에는 치타도 함께 살고 있다.
치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소한 둘 중에서 하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해야 한다.
반면 영양이나 얼룩말의 입장에서는 치타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누군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의 90% 정도가 멸종했다고 한다.
개별적인 종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달린다고 달렸지만 주위의 모든 경쟁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달린다면 낙오하고 마는 것이다.
앞서려면 2배는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것이 붉은 여왕의 법칙이다.
- 이영직 저,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