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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산의 세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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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본인의 뿌리
작성자 유석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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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1-02-18 09: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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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8




'한일 쌍둥이론'의 의미


인류 진화에 관한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최근, 

일본인의 조상은 한인(Korean)이라고 발표, 큰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과학 전문 잡지인 《디스커버》 6월호에 일본인의 뿌리(‘Japanese Roots') 

라는 제목을 단 특별기고에서, 현대의 일본인은 기원전 4세기 경에 벼농사 기술을 갖고 

한반도에서 건너간 한인들의 후예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는 체질인류학과 고고학, 그리고 고고언어학적 연구 성과를 종합 분석한 실증적 

연구라고 지적했다.


한인이 일본인의 조상이라는 제1의 증거는 일본인이 한국인과 외모가 너무 비슷하고 

유전자가 같다는 데 있다.

제2의 증거는 언어학적 판검에서 같은 우랄알타이어족의 독특한 한일 두 언어의 

공통점과 특징에 비추어, 일본어는 집단 이민한 한인들이 쓰던 당시의 고구려 말이 

변화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제3의 증거는 일본의 고대 조각상은 수염이 텁수룩한 아이누족이 아니라 동아시아인, 

즉 한인들을 묘사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필자인 다이아몬드 박사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교수이며, 인류의 진화와 그 장래 

예측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복합 과학적 시각에서 인류의 진화 과정과 어두운 

미래를 예언한《제3의 침팬지》와 인류 문명의 불평등의 원인을 집대성한《총, 균, 쇠》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번역 소개된 그 두 권의 저서는 모두 영국의 과학도서 대상을 받았고, 

후자는 미국의 풀리처상을 받았다.

일본인의 조상이 한인이란 학설은 그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구의 학계에서 

어느 정도 정착된 여러 학설을 비교한 끝에, 자신의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결론을 

내렸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종래의 고고학과 문헌사학에 치중됐던 한일 관계사 연구와는 달리, 첨단과학의 

지식을 도입한 권위있는 서구의 학자가 일본인의 뿌리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한국도 자기주장을 별로 반가워하지 않겠지만, 일본에선 아주 불쾌한 거부 반응을 

나타낼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이 글의 끝을 맞고 있다.


"역사는 한일 양 국민들에게 상호 불신과 증오의 여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결론을 

반가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아랍인과 유대인처럼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핏줄이 

이어져 있지만, 서로 오랜 전통적인 상호 적대적 감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대립과 갈등은 상호간에 파괴적일뿐 이로울 건 아무것도 없다.

분명히 한일 양국민들은 유년기를 함께 지낸 한 핏줄의 쌍둥이 형제' 와 같다. 이제 

동아시아의 정치적 미래는 그들 사이의 오랜 유대를 성공적으로 재발견함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그에게 편지를 보내어, 한국어로 번역, 

소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기 위해 보완을 

진행 중에 있으니, 책으로 출판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회신을 보내왔다.

《디스커버》지에 기고한 서론 정도의 '맛보기' 같은 글을 한국인에게 널리 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인 것 같았다.


때마침 김대중 대통령의 10월 방일 외교 일정이 밝혀지면서, 21세기를 맞는 새로운 

한ㆍ일 동반자 관계를 확립한다는 공동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됐다.

하지만 그런 선언이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되풀이된 전례에 비추어, 그 실효성은 

미지수라고 하겠다.


문제는 아무리 금석맹약을 해도 일본 군대 위안부 문제 같은 과거 청산의 걸림돌이 

불거져 나오거나, 독도 문제 같은 현실 문제에 일본 측이 인색하고 부질없는 허욕을 

발동할 때마다 선린우호의 다짐은 물거품이 되고 마는 데 있다.

그런 어정쩡한 불화 관계는 한일 양국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유럽 여러 

나라의 경우처럼, 한일 간의 상극 갈등의 역사보다 훨씬 길고, 훨씬 심각한 구적관계도 

슬기롭게 청산하고, 유럽 각국이 유럽연합의 깃발 아래 하나의 국가로 통합해 가는 

지구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한일 양국의 종국적 과거 청산과 영원한 선린 우호 관계 확립을 위해서, 

다이아몬드 박사의 한 핏줄 쌍둥이 형제론이 일본인에게는 솔직한 과거청산을 촉구하고, 

한국인에게는 과거를 너그럽게 용서토록 하여, 항구적인 우호 관계 확립을 위한 

자극제가 되었으면 한다.

 

(문화일보)(1998년 8월 15일자)

 


재래드 다이아몬드 저, 김진준 역, '총, 균, 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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