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나무보다도 더 높은 집이 아니요
아침에 새소리에
같이 잠 깨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아이 같은 순수함이 아니요
길을 가다 넘어진 아이를
덥석 껴안고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너무 많은 숫자를 헤아리다
손을 꼭 쥐고 자는 것이 아니요
자다 미소를 머금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너무 높이 멀리 바라봐
사람들이 항상 다니는 길을
헤매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건
하루가 끝난 저녁
서쪽하늘에 뜨는 작은 별을
함께 보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 백원순 님
- ‘사색의 향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