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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산의 세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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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학혁명과 어전회의
작성자 유석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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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1-06-10 07: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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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6




영돈녕부사 김병시가 고종에게 힐난하였다. 

 

"다른 나라 군사를 불러들이면 조선 백성을 모두 죽이는 것이니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후세가 보게 되면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고종이 이리 답하였다. 

 

"참으로 그렇구려!"
 

그러자 김병시가 말하였다. 

 

“어찌 이런 나라가 있습니까! [寧有如此國乎(녕유여차국호)]"


 
대신 모두가 경악한 어느 어전회의


 1893
년 3월 충청북도 보은에 조선 팔도 동학교도 수만 명이 모여들었다. 

공식 집결 날짜는 음력 3월 10일이다. 

이보다 29년 전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가 처형된 그날이다. 

동학교도들은 보은 장내마을에서 초대규모 집회를 연달아 가지며 탐관오리 처벌을 

요구하는 중이었다. 지역 군사로는 이들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중앙에서 양호도어사로 

파견된 어윤중이 이들을 만나 해산을 설득할 정도로 대규모였다. 

보름이 지난 3월 25일 조선 정부 고위층 어전회의, 차대(次對)가 열렸다.


 
고종: “동학당 소요가 매우 통탄스럽다. 지난번에 이 무리들이 상소를 할 때 

즉시 엄히 징계했더라면 혹 오늘날처럼 창궐하는 폐단은 없지 않았겠는가.”

 

우의정 정범조: “소요가 일어난 근본 원인은 탐관오리 때문입니다.”

 

좌의정 조병세: “500년 동안 가르치고 길러온 백성들입니다. 침해를 견디지 못하고

우물에 들어가는 듯한 형상입니다.”
 

이어 내려온 고종의 말은 모든 대신들을 놀라게 했다.

고종 

 

“다른 나라 군사를 빌려 쓰는 경우도 나라마다 전례가 있다.”

 

느닷없이 "500년 길러온 백성을 외국 군사로 진압하자"고 제안하고서는, 

늘 그러했듯이, 고종은 마치 남 말인 양 스스로 사족을 달았다.


 "
그러나 어찌 꼭 군사를 빌려야겠는가."


 
회의장은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졌다.


 
영의정 심순택: “아니 될 일입니다. 그 군량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좌의정 조병세: “굳이 군사를 빌릴 필요가 없습니다."


 
우의정 정범조: "군사를 빌리는 문제를 어찌 갑자기 의논할 것 있겠습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고종이 입을 열었다.


 
고종: "중국에서는 전에 영국 군사를 빌려 쓴 일이 있었다."


 
우의정 정범조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것이 중국 일을 본받아야 할 일이겠습니까."

 

고종도 지지 않았다.


 "
여러 나라에서 빌려 쓰려는 것이 아니라, 청나라 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정범조가 또 반박했다.


 "
청나라 군사라 해도 어찌 애초에 빌려 쓰지 않는 것보다 나을 수 있겠습니까?"


 
고종은 “설득으로 듣지 않으면 의정부에서 의논해 소탕하라"고 명하며 화제를 돌렸다. 

회의는 충격 속에 끝났다.


 
이날 고종이 보여준 본심은 두 가지였다. 

 

'탐관오리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관료들 의견에 고종은 '동학군 소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고, 그 해결책은 청나라 군사 원병'이었다. 

고종은 회의 끝까지 청나라 군사 청병 의견을 철회하지 않았다.


 
열 달 뒤인 1894년 1월 전라도 고부에서 동학군이 죽창을 들었다. 

이들은 조선 관군과 일본군에 전멸했다. 

관군을 파견한 사람도 고종이었고 일본군을 불러들인 사람도 고종이었다. 

탐관오리들에게는 아무 일이 없었다.




박종인 저, ‘매국노 고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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