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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산의 세상노트

자유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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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대화
작성자 유석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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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1-03-25 0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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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7



우리 젊은 청년들이 가능만 하다면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할 수는 없을까.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우리도 한국 젊은이들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할 정도의 아름다운 청춘들이 많은 한국은 

될 수 없을까.

 

후배 한 사람이 캐나다에 살고 있었다. 여러 해 전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이민을 갔었다.
 어느 해인가 그 후배가 다 성장한 두 딸을 데리고 한국을 다녀가게 되었다. 

아버지는 두 딸에게 “오래간만에 조국에 왔는데 우리나라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지 않아?" 라고 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딸이, “여행은 해도 좋겠는데 살기는 힘들 것 같다."는 대답이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의 마음은 밝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나도 딸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딸들은 한국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느꼈을 것이다. 교통의 혼잡스러움, 예절과 교양이 없는 

일부 사람들 모습, 한국 사람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과 태도,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는 친구들의 매너도 피곤스럽게 느꼈을지 모른다. 

 

작은 딸은 왜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거칠고 전쟁을 하는 듯이 사는지 모르겠다는 얘기였다.
 내 후배의 이야기도 그랬다.
 

"저녁 때 딸들과 함께 TV 드라마를 볼 때는 저희들도 뜻밖의 장면을 보고 의아해집니다. 

멋진 배우들이 소리를 버럭버럭 지른다든지, 큰 목소리로 엉엉 울어 대거나 야비스러운 말들을 

쓸 때는 딸들과 함께 보기가 쑥스러워지곤 했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드라마의 줄거리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부모들이 실제로 방송국에 항의를 하곤 한다. 우리 아들딸들은 저런 말은 

쓰지도 듣지도 못하고 자라는데 TV에서 보고 배울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지적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곱게 자란 아들딸들이 결혼을 한 뒤,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는 격앙된 감정을 참을 수 없으니까 크게 소리를 지른다든지 괴로운 표정과 말을 쓰게 된다.
 그것을 본 배우자는 속으로 걱정하게 된다. 내 남편이 또는 아내가 어떻게 저런 야비한 표정과 

말을 쓸 수 있을까 하고, 그러고는 역시 '가정교육이 좋아야 한다더니 그런가 보다.', 

'다들 내 배우자는 어떤 부모 밑에서 자란 것인가?'와 같은 상념에 사로잡힐 수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TV에서 보고 들었던 말과 표정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런 행동이 습관화되면 

마침내는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감정과 생활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런 사실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방송국에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있는 현실을 밝히는 것이 예술이며, 삶의 실상은 숨길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엉엉 소리를 내고 울어야 슬픔을 표시하는 것은 

아니다. 얼굴 표정으로도 충분히 슬픔을 보여 줄 수 있으며, 때로는 허탈감에 빠진 미소가 훨씬 

더 비참함을 표현할 수도 있다.



김형석 저,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에서


첨부파일 d178df0c01377a2d5b67a01dabddf6a9-768x43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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