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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산의 세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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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종, 사악함, 그 결과
작성자 유석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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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1-03-16 09: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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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2



1874년 청전 폐지 직후 고종은 친위부대로 신설한 무위소에는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그해 5월 고종은 무위소에 두 차례에 걸쳐 청전 10만 낭을 지급했다. 

6월에는 또 군복 구입 예산으로 10만 냥을 지급했다. 8월에는 상평통보 4만 냥을 

지급했다. 11월에는 곳간이 텅 빈 호조로 부터 5만 8,400냥을 무위소로 넘겼다. 

이듬해에는 연강세가 폐지된 강화도 진무영의 유일한 돈줄인 인삼세 가운데 4만 냥을 

무위소로 배정해버렸다. 

 

그리고 아버지 대원군의 패착이라던 그 경복궁 공사를 재개한 것이다. 정책 결정과 

시행 목적이 무엇인지는 이제 명백하다.

 

고종은 경제와 재정에 대해서 지식이 없었다. 그런데 그가 벌인 언행에는 무능과 

무식보다 더 심각한 이기심과 탐욕이 읽힌다. 오직 자기만을 위한 작은 그림에 열중해 

공동체를 위한 큰 그림을 외면하거나 지워버리는, 불행하게도, 그 정책 방향과 무책임과 

이기심은 망국의 그날까지 스케일을 업그레이드하며 증폭됐다. 고종은 무능력한 

지도자가 아니라, 사익을 위해 국가를 희생시키는 사악한 지도자였다.

 

친정 선언 약 1년 전인 1872년 12월 4일(양력으로는 1873년 1월 2일), 

호조판서 김세균이 고종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지금 중앙과 지방의 각 창고들을 보면 거의 다 차서 저장할 데가 없습니다. 신이 

경희궁 숭정문 밖을 살펴보니 터가 널찍하여 충분히 창고를 지을만하였습니다. 내년 

봄에 여기에 새로 200칸 건물을 지어 곡식을 저장하게 하되, 호조와 선혜청에서 

융통하여 묵은 곡식은 쓰고 햇곡식은 저축하는 것이 좋겠기에 우러러 아룁니다"하니, 

윤허하였다.

 

사대문 안에 곡식 창고를 신축할 정도로 부유했던 나라 살림은 2년 만에 거덜 나고 

말았다. 대원군이 진행한 모든 정책은 전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철폐됐다. 조선의 

목구멍, 강화도 군영은 붕괴됐다. 국방은 약화되고 재정은 악화되고 나라와 백성은 

빈곤해졌다. 원인은 권력 장악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킨 사악함에 있었다. 

그 사악함은 대원군이 구축한 장성들을 붕괴시키고 말았다. 고종은 망국 때까지 

장성을 재건하지 않았다.

 

1881년 마침내 국고에 남은 청전이 44냥으로 줄었다. 이듬해 이후에는 국고에 청전 

보유량이 기록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듬해 1882년 6월 한성 왕십리와 이태원에 사는 

하급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임오군란(壬午軍亂)'이다.

 

청전 철폐가 야기한 재정난과 친위 부대에 집착한 이기적인 군인 차별이 결합해 

폭발시킨 군인들의 저항이다. 무려 13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한 하급 군인들이 벌인 

저항이었고 권력에 대한 고종의 사악한 집착이 만든 반란이었다. 고종이 심혈을 

기울이던 친위부대 무위소 또한 이로 인해 붕괴됐다. 자기 안위와 권력에 눈이 멀어 

자기 무덤을 파 들어 간 것이었다.

 

임오군란 때 청나라 실권자인 북양대신 이홍장은 조선 정부 요청으로 조선에 파견한 

진압군으로부터 이런 보고를 받았다.

 

"조선 국고에는 1개월치 비축분도 없다."

 

친정 선언 5년 만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불행하게도 그 참극은 1막으로 끝나지 않고 

끝없이 이어졌다. 주연은 고종이었다. 조연, 아니 공동 주연은 고종의 척족 민씨들이었다.



박종인 저, ‘매국노 고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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