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별들이 다니는 길이 있고, 

하늘에는 새들이 다니는 길이 있고, 

땅에는 사람들과 짐승들이 다니는 길이 있고, 

바다에는 물고기들이 다니는 길이 있다. 

그러니까 창조 세계의 모든 것에는 길이 있다. 

이는 곧 생각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보기에 인문학에는 세 가지 공부법이 있다.

 첫째는 사색을 표방하되 사실은 지식만 있는 인문학 공부법이다. 

우리나라의 인문학이 대표적이다. 

둘째는 사색의 모양은 있으나 본질은 없는, 

당대의 지식인들처럼 생각하는 법은 배울 수 있으나 

인문고전 저자들처럼 생각하는 법은 배우기 힘든 

인문학 공부법이다.
 서양의 아이비리그와 명문 사립의 인문학이 대표적이다. 

셋째는 사색의 본질에 충실한, 

인문고전 저자들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인문학 공부법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인슈타인의 인문학 공부법이 대표적이다.

 정리하면 첫째는 생각의 길을 모르는 인문학이고, 

둘째는 작은 지혜에 이르는 생각의 길을 걷는 인문학이며, 

셋째는 위대한 지혜에 이르는 생각의 길을 걷는 인문학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위대한 생각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니냐, 

굳이 위대한 지혜에 이르는 생각의 길을 알고 그 길을 걷는 수고를 

해야 하느냐”라고 말이다.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위대한 지혜에 이르는 생각의 길을 모르면 인문고전을 제아무리 

열심히 읽더라도 헛일이 될 수 있다고, 

왜냐하면 인문학을 창시하고 발전시켜온 동서양 인문 고전의 저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사색공부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 이지성 저, '에이트 씽크'에서